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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igm 패러다임 공지사항

[리뷰] 패러다임의 전환, 프레스티지의 회복 - Paradigm Prestige 85F

Paradigm Prestige 85F Review Fullrange

#원문 : http://www.fullrange.kr/ytboard/view.php?id=webzine_review&page=1&sn1=&sn=off&ss=on&sc=on&sz=off&no=474





올해 초, 정확히 말해 1월 20일 패러다임에서 중요한 발표가 하나 있었다. 다름 아닌 스튜디오 시리즈를 단종 시킬 예정이며 아직 스튜디오 레인지에 대한 수요가 있다면 2월 1일까지 마지막 주문을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1997년도 즈음에 패러다임이 야심차게 소개했던 스튜디오 시리즈는 2천년대 초중반까지 승승장구하다가 이후 조금씩 힘을 일기 시작했고 드디어 종말을 알렸다.

스튜디오 시리즈는 내게도 깊은 인상을 주었던 스피커 중 하나다. 국내에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 매우 인상 깊게 들었던 터였고 이후 결국엔 내 리스닝 룸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당시 사용했던 모델은 레퍼런스 스튜디오 100 V3 였고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홈시어터 프론트 스피커로 사용하면서 매우 흡족한 AV 홈시어터 생활을 만들어주었다. 이후 시그니처 시리즈를 사용하면서 패러다임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갔다.

세상엔 많은 하이파이 메이커가 있고 초고가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들도 우후죽순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수 십년간 동일한 철학을 가지고 여타 거대 자본에 팔리지 않으며 제품을 진보시켜온 메이커에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패러다임 같음 메이커도 그 중 하나로 무려 30여 년 동안 한 길을 걸어왔다. 하이엔드라고 할 수는 없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 더 많은 대중에게 객관적으로 더 나은 음질의 스피커를 다양하게 공급하는 회사가 패러다임이다. 이런 메이커의 경우 오히려 매스 프로덕트 시장을 타겟으로 하면서 대규모 R&D를 진행한다. 영세규모의 하이엔드 메이커보다 오히려 크고 전문적인 규모의 연구, 제조시설을 가지고 정교한 QC 시스템을 운영한다. 무향실은 물론이며 산학 협동 또는 음향 연구센터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패러다임, 레벨, PSB 같은 메키커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게다가 이런 메이커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들을 공급해 누구나 크지 않은 투자로 매우 훌륭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순기능이 많다. 선택된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들을 위한 보편타당한 제품을 설계한다. 따라서 여러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독자적인 설계를 통해 제품을 계속 진화시키지만 임피던스나 어쿠스틱 특성 등 주변 컴포넌트와의 매칭에 있어서 표준적인 제원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엄청난 저음압이나 제동이 까다로운 밀폐형 등의 악조건은 애초에 설계 과정에서 배제시킨다. 그리고 가격은 합리적인 선을 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레퍼런스 스튜디오 라인업은 V3 이후 적어도 내게는 적지않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아마도 패러다임 본사에서도 이러한 점을 의식했는지 레퍼런스 라인업의 스튜디오 레인지를 단종시키고 새롭게 프레스티지(Prestige) 라인업을 출시했다. 상위 시그니처 라인업과 하위 클래식 라인업은 고스란히 남겨준 채 스튜디오를 이을 프레스티지가 새롭게 런칭했다. 그리고 ‘Crafted in CANADA’ 를 다시 천명하며 또 한 번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레퍼런스 프레스티지 라인업은 단순히 캐나다 제조만으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려는 상술에 근거하지 않는다. 그 디자인이 과거 스튜디오 레퍼런스의 그것과는 달리 매우 간결하고 별로 꾸밈이 없어 밋밋하다는 인상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제조 공정은 물론 그 내부에 담긴 테크놀로지와 유닛 등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의 탄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패러다임(Paradigm) 프레스티지(Prestige) 85F



그 중 95F 와 75F 사이에 위치한 프레스티지 85F 는 1미터가 약간 넘는 키에 전면 배플보다 약간 깊은 깊이를 가진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다. 상단에 1인치 트위터, 중간에 한 개의 6.5인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다. 저역은 따로 분리되어 6.5인치 우퍼 드라이버 두 개가 담당하도록 설계해놓았다. 결과적으로 4스피커 3웨이 타입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라고 이해할 수 있으나 정확히는 4 스피커 2-1/2 웨이 스피커다.

±2dB(On-Axis)에서서 저역은 40Hz, 고역은 20kHz 로 무향실 측정수치는 이 정도 용적과 디자인에서 흔히 상상할 수 있는 대역을 갖는다. 하지만 일반적인 평균적 리스닝 룸에서 측정했을 경우 -3dB 조건에서 29Hz 까지 깊게 하강하는 매우 뛰어난 저역 확장 능력을 가진다. 일반 환경에서 93dB, 무향실에 90dB 인 능률을 감안하더라고 저역의 깊이는 초저역까지 무리 없이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크로스오버는 2차 오더로 트위터와 미드 사이 2.0kHz에서 한번, 그리고 두 번째는 미드레인지와 베이스 사이 500Hz에서 한 번 끊어서 설계했다. 공칭 임피던스는 보편적인 8옴 설계며 후면에 상단과 하단에 총 두 개의 포트를 마련해놓고 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드라이빙 자체는 매우 수월한 스피커로 판단된다.





하지만 프레스티지를 패러다임의 새로운 도전으로 인지하게 만드는 요소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유닛 구조와 여기에 적용된 새로운 기술들이다. 첫째 "NEW X-PAL™" 이라는 드라이버를 트위터를 포함 미드/베이스와 베이스 우퍼 등에 공통적으로 사용했다. 이것은 퓨어 알루미늄 진동판을 사용해 매우 가볍지만 고강도 특성을 갖는 드라이버로 착색이 없고 매우 정교하며 부드러운 사운드를 재생해준다. 게다가 트위터는 Perforated Phase-Aligning (PPA™)라고 불리우는, 마치 벌집처럼 생긴 그릴이 덧씌워져 있다. 일종의 페이즈 플러그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매우 높은 고역 재생시에 해상력이 뛰어나면서도 위상 변이 없이 부드러운 고역 표현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고 한다.

게다가 트위터는 보편적인 스피커들처럼 배플 전면 앞으로 튀어나오는 대신 배플 안쪽으로 들어가 있다. 이것은 유닛에서 방사되는 주파수가 가장 먼저 반응하게 되는 캐비닛 전면 배플과의 충돌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진동을 억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더불어 KEF 나 PSB 등의 스피커에서도 최근 들어 많이 활용하는 Finite Element Analysis (FEA)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빠르고 정확하면서 왜곡이 적은 주파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두 번째로는 Active Ridge Technology (ART™)라는 특허기술이 적용되었다. 이것은 미드/베이스 유닛과 베이스 우퍼 유닛에 적용된 것으로 유닛의 진동판과 캐비닛 사이를 보면 마치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것이 그 결과물이다. 이것은 탄성을 가진 고분자 물질인 엘라스토머를 사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유닛 운동에 대해 매우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이 기술로 인해보편적인 고무 에지를 사용한 유닛보다 효율적인 유닛 운동이 가능하며 뛰어난 주파수 확장이 이루어진다. 저역이 29Hz 까지 내려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물론 패러다임의 기존 라인업에서도 사용하던 SHOCK-MOUNT™ Isolation Mounting System 는 이번에도 적용되어 마치 스튜디오 마이크처럼 유닛과 케비닛의 효과적인 디커플링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캐비닛 진동은 최대한 억제하되 NEW X-PAL™ 이라는 알루미늄 드라이버를 채용한 점이 눈에 띈다. 더불어 ART™ 라는 특허기술을 활용해 캐비닛은 견고하고 진동에 강하게 제작하는 대신 유닛의 진동이 캐비닛으로 전달되지 않고 최대한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별도의 트리거를 장착시키고 스파이크를 노출시키거나 접을 수 있게 만든 점도 유저의 환경을 고려한 친절함이 엿보인다.

테스트는 풀레인지 시청실에서 이루어졌다.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스케일에 비하면 꽤 커다란 공간으로 심오디오 740P 프리앰프와 860A 파워앰프를 매칭해 음질적 표정과 움직임을 살폈다. 더불어 소스기기도 가장 익숙한 소스기기 중 하나인 심오디오 650D를 활용했고 트랜스포트로는 오렌더 N100을 사용해 아이패드로 컨트롤했다.





최근 부쩍 자주 듣게 되는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ion’(24bit/96kHz, Flac)은 중역 쪽의 표현력은 물론 음조의 균형과 리듬&페이스 등 여러 부분을 파악하기 좋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이 곡을 재생하자마자 두텁고 굵은 더블 베이스 피킹이 매우 강건하고 남성적인 늬앙스로 귀를 자극한다. 이것은 원래 패러다임의 전통적인 중, 저역 특성이다. 하지만 자극적이며 공격적이지 않고 부드럽다. 거친 고역이나 보컬이나 심벌 등의 거친 금속성 치찰음은 포착되지 않는다. 하지만 힘이 빠지고 맥없는 소리가 아니다. 잡티 없이 매끈한 표면 질감을 기반으로 뚜렷한 이미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힘이 충만한 진행을 보인다. 다분히 맑은 공기와 밝은 태양 아래 쾌청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는 듯하다. 탁 트인 콘서트홀에서 연주자의 앉은 위치에서 음이 반듯하게 날아온다. 온도감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낮은 소리도 아닌 중립적인 음색이지만 대신 다이내믹한 어택과 힘의 완급 조절이 음악에 추진력을 실어준다.





나윤선의 ‘초우’(16bit/44.1kHz)에서 피아노 타건은 마치 물방울처럼 영롱하게 떨어진다. 매우 싱싱하고 맑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뭔가 촉촉하고 색채감이 표면에 일렁이는 듯한 착색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약음과 강음의 대비가 매우 크고 선명하게 대비되며 어택에서 릴리즈까지 빠르고 명쾌해 지지부진 배음을 혼탁하게 만들지 않는다. 요컨대 매우 말쑥하고 말끔하게 이탈되는 사운드다. 테일링이 길지 않고 토널 밸런스는 밝고 상쾌하지만 탈색될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까 높은 대역 폭을 가지면서 적절한 해성력을 겸비한, 왜곡 없고 깨끗한 소리다. 브러시 소리는 마치 곱게 빻은 가루가 흩날리듯 세밀하게 포착되어 현장감을 높여준다.





재즈 베이시스트 마커스 밀러의 ‘Detroit’(16bit/44.1kHz)에서는 패러다임을 비롯 북미쪽 스피커들의 전매특허인 탁월한 다이내믹스가 돋보인다. 쉴 틈을 주지 않는 강력한 어택과 민첩한 리듬의 흐름, 마커스의 텐션 넘치는 손놀림은 격렬하며 동시에 타이트하게 조여져있다. 대게 중저역 대역에 집중되어 있는 녹음으로 근음과 배음의 조화가 매우 일사불란한 움직임 중간에 어떤 혼탁한 마스킹도 일으키지 않고 매우 날렵하고 탄력적인 소리를 만들어낸다. 앞으로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크며 다소 앞으로 형성되는 음상이 돋보이는데 공격적이거나 그 긴장감이 과하진 않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팝/록 그리고 홈시어터와 하이파이 겸용으로 최적의 특징을 다수 가지고 있다.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16bit/44.1kHz, Flac)에서의 딥 베이스 움직임에서는 비슷한 사이즈의 3웨이 스피커를 압도한다. 독자적인 특허기술의 적용으로 만들어낸 30Hz 부근의 낮은 저역은 이러한 음악에서 특히 그 능력이 극대화된다. 최근 B&W 802 D3 에서도 경험했지만 초저역의 재생여부는 청력과 관계없이 음악의 깊이를 넓혀주며 감동을 배가시킨다. 때문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재생 대역 극대화는 일단 찬성이다. 85F의 경우 레퍼런스 프레스티지의 중간급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소름 돋는 해상력은 아니지만 꽤 깊고 선명한 저역이 인상적이다. 다행인 것은 높은 음압에 더해 드라이버 설계 덕분인지 필요 이상으로 딱딱한 경질의 저역이 아니라 부드럽고 제법 풍부한 저역을 내준다. 이른바 식성이 좋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부분은 매칭한 앰프 특성에 따라 밤과 낮처럼 대비된다.





아바도가 지휘한 루체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 9번 ‘Scherzo’(24bit/48kHz, Flac)에서 보여주는 저역의 세부 표현력 등 저역의 질적인 표현력에서는 매크로 다이내믹스가 빛난다. 커다란 다이내믹레인지에를 갖는 레코딩에서도 전혀 주눅 드는 면이 없이 냉정하고 도도하게 커다란 스케일을 묵묵히 그려나간다. 현악의 독특한 컬러나 찰진 표현 등에는 시간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듯 솔직하고 때로는 증류수 같을 정도로 중립적인 표면 질감을 보인다. 하지만 커다란 음폭에서도 탄력적으로 빠르게 주파수 반응을 이끌어내며 커다란 펀치력이 필요할 땐 그만큼 밀도 높고 풍족한 크기의 임팩트를 크게 날려준다. 원근감이 잘 느껴지며 각 악기의 이미징 외에 무대 크기가 크고 막힘이 없다. 뒤로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밀고나오는 스타일로서 조용하고 작은 공간에서의 세밀한 표현보다는 호쾌한 음악은 더욱 시원하고 당당하게 표현해주는 데 일가견이 있다.





누구나 하나의 메이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그리고 기표와 기의에 기대어 특정 메이커는 이래야한다는 답을 정해놓고 그것에 위배되는 결과에는 배타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필자 또한 가끔은 그런 독단적인 패러다임 안에 갇히기도 한다. 패러다임 스피커의 매력을 처음 느꼈던 것은 스튜디오 100 V3였지만 이후 나만의 패러다임에 갖혀 조용히 관망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짧은 시간의 테스트였지만 한편에 치워놓았던 패러다임에 대한 애정을 다시 꺼내게 만들었다. 심오디오와의 매칭 테스트 이후 풀 디지털 올인원 앰프인 데논의 DRA-100을 매칭해 이런 저런 기능을 활용해 음악을 들으며 그것은 더욱 명확해졌다. 마치 하이엔드 스피커인 레벨 울티마의 다운그레이드 버전 같다는 인상으로 다시 돌아온 패러다임은 매우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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